책갈피의 기분

저 자 김먼지 제목 책갈피의 기분
발 행 일 2019. 4. 29. 출판사 제철소 선정 키워드 청년/시작

저자 소개

작은 출판사에서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북에디터 ‘김먼지’입니다.
책을 좋아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다.
피와 땀 그리고 눈물까지 쏟아가며 만든 책이 매번 사랑스러운 것은 아니라서 조금 괴롭습니다. (그런 날에는 밤새 고양이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책갈피의 숙명임을 받아들인 뒤로는 위경련이 조금 나아진 편입니다.
쓰고 싶은 글이 아주 많지만, 오늘은 일단 당신의 글부터 매만지기로 합니다.

책 소개

“어쩌다 편집자 같은 걸 하고 있을까!”

‘편집자’를 만나본 적 있나요? 편집자는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사람입니다. 작가에게 원고를 받고,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발주하고, 인쇄소에 인쇄를 의뢰합니다. ‘갑’ 다음이 ‘을’이라면 편집자는 ‘병’ 아니 ‘정’ 아니 ‘무’… 때로는 리액션봇이 되고, 가끔은 24시 연중무휴 고객센터가 되고, 그러다 마침내 책과 책 사이에 낀 책갈피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도 왜 그들은 여전히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걸까요?

이 책은 12구짜리 멀티탭 수준으로 일하는 ‘을’ 아니 ‘병’ 아니다 ‘정’ 어느 8년 차 출판편집자의 본격 하소연 에세이입니다. 2018년 독립출판물로 소개되어 많은 이의 공감을 샀고, 독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2019년 제철소 출판사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출간되었습니다.

책장을 열면 ‘연봉을 13으로 나눈 쥐꼬리를 월급으로 받고, 유명 인사가 작고하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 새도 없이 한 달 만에 관련 도서 5종을 뚝딱 찍어내고, 핫식스와 레드불과 스누피 커피우유 가운데 어느 게 가장 각성 효과가 큰지 꿰고 있는 편집자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책과 책 사이에 끼어 너덜너덜 납작해진 책갈피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지옥철에 끼이고, 엑셀 시트에 끼이고, 무능한 상사와 가진 건 열정뿐인 신입사원 사이에 끼인 우리 납작이들에게 전하는 작은 위안과 응원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니터 앞에서 분연히 일으켜 세워 다른 갈피에 접어두었던 삶을 꿈꾸게 해줍니다. 먼지처럼 하찮고 티나지 않는, 하지만 너무나도 작고 소중한,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평생 남의 글을 편집하던 편집자가 마침내 자신의 글을 쓰게 되었을 때의 희열, 그 기록물을 독립출판과 상업출판으로 펴낸 과정도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기록의 쓸모와 기쁨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자 하는 저자의 간절한 마음이 독자들에게 작은 노크를 건네기를 바랍니다.